이 블로그 이름 "개발새발 써진 과학공책"은 나름대로 고심해서 지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 이름데 대해서 잘못된 표기법인 '개발새발'을 '괴발개발'고 고치라는 조언을 계속 듣습니다. 아마 더 많은 분이 말씀하지 않으실테죠. 이 때문에 설명을 해 두고자 이 글을 적습니다.

'괴발개발'은 고양이발과 개발을 합한 모습입니다. 고양이와 개가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며 찍어놓은 발짜국처럼 의미를 찾기 힘든 모습으로 써진 글자, 즉 능숙한 글쓰기가 아닌 미숙하거나 알아보기 힘든 필체일 경우에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여기서 '괴'는 고양이를 일컷는 옛 명사입니다. 지금은 이 단어가 '괭이'로 변했습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께서 '괭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괭이'도 곧 사어가 될 것 같습니다.) 또 고양이 우는 소리와 비슷한 울음소리를 낸다는 갈매기를 우리는 '괭이갈매기'라고 부릅니다.
'괴'는 사라지면서 현재 맞춤법에서는 '괴발개발'에서만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적으로 강원도에서만 '괴'를 사용하고 있는 사투리가 되었습니다.

'개발새발'은 '괴'가 사라진 뒤 대중이 대신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괴발개발'처럼 '개발새발'도 개와 새의 발짜국이 어지럽게 찍혀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용방법과 의미는 '괴발개발'과 완전히 같습니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개발새발'이란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제 블로그 이름을 '괴발개발'이라고 지적하는 분들도 이미 '개발새발'이라는 말을 알기 때문에 지적하는 것일 듯 합니다. 반면에 '괴발개발'은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괴발개발이 죽은말(死語)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괴발개발'이란 단어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지금도 남아 많이 쓰이는 이유는 국어사전 때문이며, 국어사전을 기본으로 하는 국어교육과정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 이전 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에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언어는 유기물처럼 변화하는 것이라고 고등학교 국어책에 나옵니다. 국어책이 아니더라도 언어의 변화는 누구나 느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국어학자가 한국어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것에서 출발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미 '개발새발'이 대표어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국어사전에서는 '개발새발'을 싣는 대신 '괴발개발'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것'의 줄임 표현인 '거'가 표준어로 인정되는데도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국어학자들이 이미 대중이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거'를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거'가 표준어가 되면 사실은 띄어쓰기가 힘들어 집니다. 하지만 국어학자들이 이런 이유 때문에 거부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언어는 적절히 변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새롭거나 누락된 단어도 하루빨리 국어사전에 등재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제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서 제 블로그 제목에 '개발새발'을 고수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여러 온라인 국어사전이 있어서 편안하게 사용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기존의 국어사전을 넘어서 네티즌이 힘을 합쳐 국어사전에 단어를 등재하고, 뜻을 좀 더 정교하게 수정하는 위키백과와 같은 방식의 국어사전이 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시스템이 제 가치를 발휘하려면 많은 혼란을 극복해야 하겠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ps. 이 글은 설 연휴가 끝나면 공지로 이동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