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글의 제목을 적으면서 '귀걸이'와 '코걸이'를 쓰면서 국어사전을 찾아봤다는 문장으로 이 글을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맞춤법은 왜 이리 어려운 것일까요? 문제는 우리나라 말에 대한 표준적인 표기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출판사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이 글을 쓰면서 사용하는 컴퓨터의 운영체제 이름만 하더라도 어떤 것을 써야 하는지 힘듭니다. 잡지사마다, 출판사마다 각각 다 다르니 말이죠. 그나마 윈도우즈는 외래어라서 그렇다고 칩시다.

 

우리 고유의 맞춤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국어 맞춤법에 보조용언 표기를 본용언에 붙여써야 할가요 띄어써야 할까요? 출판사에서 교정을 할 때 어떻게 할까요? 우리나라 어법에는 붙여쓰던 띄어쓰던 상관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 글에서는 하나의 문법을 적용하는 것 정도만 통례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니 출판사에서는 교정을 볼 때 나름대로의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는 형편이고, 그래서 출판되어 나온 책들의 맞춤법은 각기 다른 상황입니다.

 

어미의 변화, 조사의 쓰임새처럼 불규칙하면서도 심히 복잡하여 엄청난 의미의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하나가 더 붙느냐 안 붙느냐에 따라 뜻이 (미묘함을 넘어서) 정반대로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현재 표준화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연구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또한 의성어와 의태어의 경우 애시당초 변화를 주면서 사용하도록 되어있는 부분이어서 표준화가 불가능한데도 무조건 하나를 잡아서 표준어를 만들 시도를 합니다. (뭐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개굴개굴, 개골개골, 깨굴깨굴 등등.... 모두 개구리가 우는 소리이면서 또한 변형이 심한 소리들입니다.)

 

맞춤법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변화의 기준이 없다는 것도 한 몫을 합니다.

'-읍니다'가 '-습니다'로 변경되면서 동시에 '짜장면'이 '자장면'으로 바뀌는 것은 동시에 바뀌면서도 정 반대의 규칙을 설정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습니다'로 고칠 때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을 주장하면서도 '자장면'으로 바꿀 때는 원어원칙을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괴발개발'은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 '괴'는 고양이를 뜻하는 고어로 50년 전만 하더라도 널리 쓰이던 말이었지만 이젠 사용하는 분들이 별로 없습니다. '괴' 대신 '괭이'라고 말하면 알아듣는 분들이 있으시겠군요. 아무튼 '괴'가 사멸했는데도 불구하고 '괴발개발'은 표준어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어가 바뀐다고 그 말이 쓰인 다른 단어가 바뀌라는 법은 없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더라도 이미 대중은 '개발새발'이라는 단어로 넘어간 상황입니다. 이 경우 '개발새발'이라고 쓰면 안 되는 것일까요?

 

또 다른 경우가 '며칠'의 예입니다. 원래 옛날 맞춤법(제가 처음 배우던 때...)에서는 '몇일'과 '몇 일'이 혼용되고 있었습니다. 의미가 다른 상황에서 각각 쓰인다는 전제조건에서 따로 쓰인 것이죠. "날씨가 몇일간 맑았다."와 "할아버지는 몇 일동안 밭을 일구셨다."처럼 사용됐었습니다. 그런데 이 것이 어느순간 '며칠'로 통합되었죠. 통합된 것까지는 좋았으나 문제는 전혀 엉뚱한 '며칠'로 바뀐 것에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됐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며칠'의 발음이 [며칠]로 되고 [며닐]로 되지 않는 것은 '며칠'이 '몇'과 '일'의 합성어(복합어?)가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의 단어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표기를 '몇일'로 하고, 발음의 예외를 두는 것이 더 낫지 않나요?

 

마지막으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단어들이 '다르다'와 '틀리다'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제 블로그에서 언급한 적이 있어 링크로 대신합니다. (용어에 대한 논쟁 - '님아', '향')

 

아무튼... 그래서 전 하나의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애초에 제가 사용하던 사투리를 맞춤법 교정하면서도 그대로 고집하는 것이죠. '개발새발'도 그냥 씁니다. '다르다'와 '틀리다'의 혼용도 그냥 사용합니다. 제가 볼 때는 꼭 국어사전에 맞춰 사용할 필요성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ps. 이 글은 그냥 개인적인 주절거림 정도입니다. ^^; 모두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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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고이 기무찌 2009/05/22 20:07 답글수정삭제

    "우리나라 어법에는 붙여쓰던 띄어쓰던 상관하지 않습니다." 는 "우리나라 어법에는 붙여쓰든 띄어쓰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로 고쳐 사용하셔야 합니다.

    태클은 계속됩니다~ㅎㅎㅎ

  2. 혜윰 2009/10/25 21:29 답글수정삭제

    흥미로운 이야기군요.
    맞춤법의 문제는 '학교문법'과 언어학자들의 문법으로 나누어진 데서 비롯됐다고 해야 옳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옳은 것, 합리적인 것이 선택되기보다는 힘이 있는자들이 옳다고 생각하는데서 비롯된 문제이기도 하구요.

    자장면과 짜장면의 차이는 너무나 큽니다.
    자장면보다는 짜장면이 더 맛있어보이지 않습니까
    어떤 언어학자들도 개인적으로 지적하는 것들이지요 소신껏 쓰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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