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향'의 의미
"~향"이라는 단어의 쓰임새는 좀 복잡한데, 대략 다음과 같다.
① 국가를 뜻하는 말 : 미국향, 일본향, 유럽향 등등....
② 통신회사를 뜻하는 말 : AT&T향, TMO향, SKT향, LGT향 등등...
③ 시장을 뜻하는 말 : 사업자향1 , 오픈향2 등등...
④ 프로그램이나 하드웨어를 구분하기 위한 말 : AB200 고흐 프랑스 오렌지향 QM 1차 버전 등등...
⑤ 기타등등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
이 분류는 휴대폰 프로그램을 만드는 친구가 알려준 뜻이다.
② 통신회사를 뜻하는 말 : AT&T향, TMO향, SKT향, LGT향 등등...
③ 시장을 뜻하는 말 : 사업자향1 , 오픈향2 등등...
④ 프로그램이나 하드웨어를 구분하기 위한 말 : AB200 고흐 프랑스 오렌지향 QM 1차 버전 등등...
⑤ 기타등등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
여기서 이 말의 뜻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하지만 각각의 예에 따라서 기존의 말에서도 사용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대충 알고 있다. 이런 말이 어떻게 등장했는지 궁금하다.
2. "님아"의 예
이런 비슷한 예가 있다. 여러분들도 다들 아실만한 논쟁으로 '님아'라는 표현이 있다.
'님'이라는 표현이 인터넷에서 빈번히 사용하는 단어가 된 것은 인터넷 서비스의 한계 때문이었다. 이름(또는 대화명)을 부를 때 사용해야 하는 조사로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이름 뒤에 일률적으로 '님'을 사용하여 "XX님이 들어오셨습니다."와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만약 '님'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XX에 붙는 조사로 어떤 것을 써야할지 결정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이런 경우 "XX이(가) 들어오셨습니다."와 같은 방식으로 사용했다. '님'을 생각해낸 개발자는 참 영리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표현이 정착되자 사람들이 짧게 사용하기 위해서 호격조사 '아'를 '님'과 함께 사용해서 상대방을 '님아'로 줄여 부르면서 시작됐다. 일부 사람들은 '님아'에 쓰인 호격조사 '아'가 상대방을 낮추는 말이라 지적하면서 사용하는 사람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국어 고문시간에 배운 바로는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호격조사 '아'보다는 '하'가 높임말이라고 되어 있었다. '님'이라는 높임을 뜻하는 말과 낮춤의 뜻인 호격조사 '아'를 붙여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이 문제를 처음 접한 것은 논쟁이 이미 끝나가는 도중이었는데, 누군가 찾아보고 이야기하는 것이겠거니 하고 놔두다가 2007년 결국 직접 고문들을 뒤져봤다. (요즘은 고문들도 꽤 많이 인터넷에 공개되기 때문에 찾아보기가 쉬워졌다.) 그 결과 극존칭 호격조사 중에 '하'와 다르게 '아'가 확실히 극존칭으로 사용되지는 않은 것이 분명한 것 같지만, 존칭 정도의 의미로 사용된 것은 분명해졌다.
결국 내가 찾아본 바로는 "님아" 논쟁의 불명확한 증거를 기반으로 한 승자들 덕분에 "님아"라는 표현이 사라졌다는 것이 불합리했다는 것이다.
3. '다르다'와 '틀리다'의 예
비슷한 예를 하나 더 살펴보자.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다르다'와 '틀리다'에 대한 이야기다.
검색해보니 2004년경의 한 장애인을 위한 한 캠페인에서 이 두 단어의 뜻을 강조하면서 시작된 논쟁이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그러나 좀 늦게) 우리가 잘못 사용하는 말들을 다루는 TV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다뤘고, 그 뒤에 '틀리다'는 단어를 '다르다'와 같이 사용하는 사람들의 글에 잘못됐다고 지적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명확히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주장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국어사전에서 '다르다'와 '틀리다'의 뜻이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다.
두번째는 일본어 違う가 다르다와 틀리다라는 모든 뜻을 갖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일제식민지하에서 우리말에 영향을 주거나 광복 후에도 일본어 서적이 많이 번역 소개되면서 우리말에 영향을 준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더 많은 주장이 있지만 내용은 비슷하다.)
이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다음을 보자.
위 내용은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찾은 틀리다의 의미다. 뜻 자체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중요한 내용은 가장 밑의 한 줄이다.
[형용사]'다르다'의 잘못. 【<틀이다《월인석보(1459)》】
이 한 줄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월인석보를 직접 살펴보면 알겠지만 우리 민족이 '틀리다'를 다르다라고 쓰기 시작한 것은 일제식민지의 영향이나 번역문의 등장 이전부터 있어왔다는 것이다. 월인석보는 한글로 작성된 거의 최초의 문서중 한 가지이기 때문에 언제부터 이런 표현이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다. (그게 아니라면 월인석보를 쓴 사람이 20세기에서 15세기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논쟁에서 또 한 가지 의문점이 존재하는데, 어째서 우리는 '다르다'와 '틀리다'를 섞어쓰면서도 이 두 단어의 뜻을 혼동하지 않느냐는 문제다. 이 문제는 누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문제인데, 논쟁에서 틀리다고 생각하는 것은 검토조차 해보지 않는 사람들의 행동 때문인지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것 같다.
뜻의 혼용이 발생하는 것은 '틀리다'라는 동사가 '다르다'라는 형용사의 의미로 사용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틀리다'가 국어사전의 의미대로 사용될 경우에는 목적어가 필요한 동사다. 그러나 '틀리다'를 '다르다'라는 의미로 사용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목적어가 필요없는 형용사가 되는 것이다.
1. 나만 틀린 옷을 입고 있다.
2. 나만 다른 옷을 입고 있다.
3. 나만 틀린 문제다.
2. 나만 다른 옷을 입고 있다.
3. 나만 틀린 문제다.
위의 세 가지 예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번 예문은 2번 예문과 뜻이 완전히 동일하다. 이 때 '틀린'의 정확한 뜻은 "다른 옷과 틀리다."처럼 목적어가 전혀 필요없는 형용사다. 그러나 3번 예문의 '틀린'은 "문제를 틀리다."와 같이 목적어가 생략되어 있는 상황의 동사다. 틀리다를 사용함에 있어서 뜻이 분명히 구분됐던 것은 각각의 경우에 품사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무엇을 뜻할까?
많은 사람들이 다르다와 틀리다를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틀리다'에 다르다는 형용사로서의 의미가 원래부터 있었고, 반세기 전의 국어학자들이 단어의 뜻을 정리하면서 단순히 '틀리다' 뜻의 일부를 누락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4. 결론
하지만 이런 논의를 하기에 앞서서....
커뮤니티 운영자의 입장에서 이번 투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이번 투표에서 "~향"이라는 말 사용을 주장하는 사람이 더 많았더라고 한다면 그 말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그게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리고 최후에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속담이 그대로 실현되어 "~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해서 말썽이 많고, 다른 대체할만한 말이 있는 상황이라면 운영자 직권으로 금지시키는 것이 더 나았다.
ps. 블로거 당그니 님께서 '~향'은 일본어에서 온 것이라고 확인해 주셨다.
ps. 클리앙의 이번 투표는 5월 11일까지 진행되었고, 결과는 999명 투표에 478(48%) 사용, 521(52%) 사용 안 됨으로 결론지어졌다. 60% 기준을 넘지 못했으므로 사용상의 제약은 없다고 운영자 CIPHER가 밝혔지만 사용에 주의할 것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