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무엇일까?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한데, 공부할 방법과 그 결과가 이 간단한 질문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학부모조차 이 질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는 것 같아서 염려될 때가 있다.
내가 생각한 질문의 답은 다음과 같다.
공부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나를 바탕으로 외부를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늙어 죽을 때까지 나를 다 알 수가 없으며, 그래서 공부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좀 허무한가? 하지만 이는 사실이고, 하나도 허무하지 않다.
snowall 님의 "수학 공부방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2. 반복 연습 + 모르면 암기
3. 질문. 선생님이 월급을 받는 이유는?
4. 문제 풀기 연습
5. 잔머리를 굴려라
그런데 이 글에는 기본적인 공부방법이 하나 빠져있다.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기 위해서는 다음을 확인해야 한다.
나의 장단점을 아는 것은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자면 '운동을 잘 하는가?', '말을 잘 하는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는가?', '공간지각력은 좋은가?', '기억력은 좋은가?' 이런 것인데 (성인이 되면 학습에 의해서 어느정도 극복할 수도 있지만) 태어날 때 타고나는 특질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것이다.
한때 유행했던 새벽형 인간이라는 것을 너도나도 따라했다지만, 새벽형 인간과 올빼미형 인간, 그리고 보통 인간은 태어날 때 결정되어 있다. 다른 유형으로 살아갈 수도 있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효율적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새벽형 인간이 유행할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는 증거다.
공부의 시작은 이처럼 자신의 타고난 특질을 발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개인마다 특질이 다르므로 당연히 공부방법도 모두 달라진다.
② 나의 주변에 무언가 잘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큰 상관이 없을지 몰라도 주변에 무엇인가 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인슈타인에게는 취리히 공대를 다니던 대학생 삼촌이 있었다거나 이세돌에게는 아마고수였던 아버지, 프로기사를 꿈꾸는 형 이상훈이 있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다. 전설적으로 개천에서 용이 난 경우도 많긴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유명한 것은 그만큼 가능성이 매우 적었기 때문이지 않겠나? 따라서 주변 사람을 잘 알고, 그에게 도움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 ②는 주변 환경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
③ 내가 가장 흥미있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각자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있다. 이 때 싫어하는 것을 어떻게 좋아하는 것으로 극복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는 사실 혼자서 하기는 힘들고, 인생경험이 많은 부모가 해 줘야 하는 일이겠지만, 아무튼 좋아하는 것을 이용해서 싫어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공부의 신>에서 영어강사가 율동을 하면서 팝송을 가르치는 것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1 내가 공부했던 것들 중에서 최후까지 정복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영어인데, 영어를 극복할만한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반면에 제겐 애초부터 좋아하는 것에 포함됐던 것은 수학과 과학이 있다. 이건 어렸을 때부터 하나도 공부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했고, 논리적으로 따지는 걸 좋아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른 아이들과 놀러가기보다 어른들이 기계 고치려고 뜯어놓으면 그걸 보면서 하루종일 즐겁게 보냈었으니까.... 그럴만 하지 않았겠나? ^^
④ 나의 특성은 무엇인가?
특성은 나의 잘하고 못하는 분야를 말한다. ①에서 말한 특질과 근본적으로 차이나는 것은 특질이 선천적인 요인이라면 특성은 후천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글을 읽을 때 주제파악을 잘 하는가?', '어휘력은 뛰언난가?', '노래는 잘 부르는가?' 같은 것이다. 이런 특성은 언제든지 노력에 의해서 바뀔 수가 있지만, 중요한 점은 특성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좀 작은 수준의 특성도 있다. 이전에 어떤 글에서 "나는 계산 끝나기 직전 두번째 계산에서 자주 틀렸어요"라고 이야기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런 것이 바로 작은 수준의 특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특질은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발견했다. (물론 발견하자마자 한 달만에 고쳐서 더이상 막판에 틀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작은 특성을 고치기 위해서 제대로 된 오답노트가 필요하다.
특성은 직접적인 실력과 관련된 것이라기보다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요소, 자신감을 갖기 위한 요소로서 더 중요하다.
이처럼 수학을 공부하기에 앞서서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수학공부에 때로는 과외나 선수학습이 필요할 수도 있고, 공식 암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서 기초적으로 자기에게 맞게 공부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전에 조카 과외하던 이야기를 할 때 학원이나 학교에서 한 문제마다 하나의 공식을 만들어 암기시켜놨더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런 학습습관을 고치는데 세 달이나 걸렸다는 이야기를 했었죠. 한 번 공식 위주의 공부를 한 학생이 공식 위주에서 벗어나기 힘든 이유는 원리학습이 훨씬 덜 직관적이고, 지루함을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옳은 선생을 만나더라도 학생이 선생을 거부하거나 성적이 급락하는 상황을 만나기가 쉽다.
이해 중심의 학습 능력을 갖고 있는 학생은 다양한 공식을 알게 되면 훨씬 다양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게 되는데, 공식 위주의 공부를 하던 학생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공식을 암기한 사람과 학습결과는 다르다. 이러한 공부방법의 차이는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생긴다. 전에 집에 책이 많은 아이 vs. 책을 많이 읽어주는 아이라는 글에서 자세히 말씀드렸던 적이 있으므로 설명은 생략한다.
ps.
암튼 그래서 공부란 초자아와 관련된다.
그리고, 이 문제가 확장되어 독서 문제와 관련되어 버린다. 이쯤되면 공부가 학생 자신이 아니라 학부모의 문제가 되버린다.
- 그러나 개인적으로 저같은 경우는 영어, 춤, 음악을 모두 싫어하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는 즐겁게 공부할 수는 없을 겁니다. ㅜㅜ [본문으로]









